성탄준비 9일기도 여섯째 시간:
죄와 배은망덕의 어둠 속에 갇혀 질식하는 사랑
 
 
1.“딸아, 네가 늘 나와의 친교 안에 있기를 바란다. 언제나 내게 더욱더 가까이 오너라. 그리고 사랑하올 내 어머니께 간청하여, 내가 처해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네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당신 태중에 너의 자리도 좀 내어 달라고 하여라.”
 
 
2. 그래서 나는 마음 속으로 여왕이신 어머니께서 나에 대한 한없는 모성애를 입증하시려고 당신 태중에 강생하신 사랑하는 예수님과 나도 함께 있도록 해 주셨다고 상상했다. 그러자 벌써 그분의 태중에, 내 사랑 예수님과 가까이, 매우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너무도 캄캄해서 그분의 모습은 전연 볼 수 없었고, 사랑으로 불타는 탄식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한편 내 마음속에서는 그분의 말씀이 이어지고 있었다. 
 
 
3. “딸아, 내 사랑의 또 한 가지 특징을 묵상하여라. 나는 영원한 빛이다. 나보다 더 밝은 빛은 달리 없다. 잠시 태양을, 그것이 가장 빛날 때를 생각해 보아라. 하지만 그 작열하는 태양도 내 영원한 빛에 비하면 그림자에 불과할 따름이다.
 
 
4. 그런데, 이 영원한 빛이,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취한 나의 인성에 의하여 완전히 가려지고 말았다. 보아라. 나의 사랑이 나를 얼마나 어두운 감옥에 가두었는지를! 그렇다. 이것이, 어떤 빛살이 내게 이르기를 기다리면서,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내가 있고자 했던 장소이다. 그리하여 별도 없고 잠들 수도 없는 이 칠흑 같은 밤 속에서 꼬박 아홉 달 동안 기다려 온 것이다. 햇빛이 나를 비추어 주기를 항상 깨어 기다리면서 말이다.
 
 
5. 오 얼마나 괴로운지! 너무 좁아 옴짝도 할 수 없는 감옥이기에 여간 괴롭지 않다. 게다가 빛이 없으니 아직 아무것도 볼 수가 없고, 이 빛의 결핍으로 말미암아 내 어머니의 숨을 통해 간신히 쉬는 숨마저 막힐 정도로 고통스럽다. 


6. 너는 알겠느냐, 누가 내게 이런 감옥을 가져왔는지를? 누가 내게서 빛을 앗아갔으며, 누가 나로 하여금 점점 더 숨쉬기도 어렵게 하는지를? 그것은 사람들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사랑이요, 그들의 죄라는 어둠이다. 각각의 죄가 내게는 또 하나의 어둠이 되기 때문이다. 
 

7. 그것은 또한 아무것도 고치려 들지 않는 인간 마음의 완고함이요, 지옥의 괴물처럼 나를 질식시키는 끔찍한 배은(背恩)이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어울려 암흑과 질식과 말할 수 없는 고통의 밑 없는 구렁을 이루니, 나는 여간 괴롭지 않은 것이다!
 
 
8. 오, 보답 받지 못하는 내 사랑이여! 너는 나로 하여금 영원한 빛의 무한성에서부터 칠흑 같은 어둠의 심연으로 내려가게 하고, 숨도 쉴 수 없는 이 조그만 공간에 갇혀 있게도 하는구나!"
 
 
9.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말씀을 하시면서 신음 소리를 내셨는데, 워낙 좁은 공간 속에 계시므로 그 신음 소리마저 숨이 턱에 닿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그분이 가엾어서 울음을 터뜨리면서 그분께서 당부하신 대로 나의 사랑이 좀이나마 그분의 빛이 되기를 바랐다. 그때,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예수님과 내가 함께 겪은 고통은 도저히 글로 적을 수 없는 것이었다! 
 
 
10. 그러한 비통과 고뇌에 잠겨 있을 때,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은 내 마음 깊은 데서 이렇게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이것으로 넉넉하니, 이제 내 사랑의 일곱번째 특징으로 넘어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