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준비 9일기도 여덟째 시간:
애걸하고 탄식하며 간청하는 사랑
 
 
1. “딸아, 나를 홀로 버려 두지 말고, 내 어머니의 가슴에 계속 머리를 기대고 있어라. 그렇게 밖에 있어도 내가 탄식하며 간청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하지만, 나의 탄식도 간청도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을 감동시켜 내 사랑을 따뜻한 동정심으로 대하게 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2. 그리고 너는 또 보게 될 것이다. 아직 조그만 아기에 불과한 내가 거지 중의 상거지처럼 손을 벌리고 그들의 영혼을 달라고, 동냥으로라도 달라고 애걸하는 모습을! 이렇게 해서라도 그들의 애정을 얻고, 이기심으로 얼어붙은 그들의 마음을 얻게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3. 딸아, 내 사랑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정복하고자 한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말한 내 사랑의 일곱 가지 특징을 다 써 보아도 사람이 아직도 달가워하지 않고 귀머거리인 체하며 나의 모든 선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무관심한 것을 보면서, 나는 한 걸음 더 밀고 나가려고 마음을 굳힌 것이다. 그토록 큰 배은 앞에서 그만 둘 수도 있었건만 내 사랑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4. 그것은 사랑의 한계마저 뛰어넘고자 하며, 바로 어머니의 태중에 있을 때부터 내 간청의 소리가 모든 사람의 마음에 다다르게 한다. 그러므로 나는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과 가장 부드럽고 사무치는 말과 가장 감동적인 기도를 사용한다. 사람 마음의 밑뿌리를 감동시켜 획득하기 위함이다. 무엇을 획득하느냐고? 물론 사람의 마음이다.


5. 그래서 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얘야, 너의 마음을 내게 다오. 그것은 나의 소유이다. 네 마음을 내게 주고자 한다면, 설사 사랑이 없는 냉정한 마음이라 하더라도, 나는 그 보답으로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리고 나 자신도 주겠다. 그 마음을 내 마음의 열기로 뜨겁게 타오르게 하여 네 안에 있는 세속적인 애착을 모조리 살라버리게 해 주겠다. 
 

6. 네가 알다시피, 내가 하늘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중에 강생한 것은 무엇보다도 특히 너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품속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니, 부디 거절하지 말고, 나의 바람이 헛되지 않게 해 다오. 나의 바람이 너에게는 무한한 선의 보증이 될 것이니 말이다.” 
 
 
7.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니 사람은 여전히 나의 사랑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내게서 등을 돌리고 가 버리고 말았다. 
나는 그의 걸음을 멈추게 하려고 내 작은 손을 합장한 채 탄식하면서 다정하고 감동적인 기도를 바쳤고, 흐느낌으로 목이 잠긴 채 그에게 이렇게 애걸하였다. 


8.“내 영혼아, 네 마음을 구걸하려고 간청하는 이 작은 거지가 바로 나라는 것을 모르겠느냐? 얘야, 내가 여기서 행하고 있는 일은 오직 응답 받지 못하는 사랑의 가장 위대한 특징이라는 것을 알려고 들지도 않다니, 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이냐? 
 
 
9. 창조주께서 당신 사랑에로 사람을 끌어당기기 위하여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 조그만 아기가 되신 것과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사람의 망가진 마음을 구걸하신다는 것, 또 사람이 완고하고 고집이 센 것을 보고 그를 얻기 위하여 기도하고 간청하며 탄식하고 눈물을 흘리신다는 것을 알면서도 너는 연민의 정이 느껴지지 않느냐? 이 모든 것에도 네 마음은 감동되지 않는다는 말이냐?"
 
 
10. 그렇지만, 딸아, 이성적인 존재인 인간은 이성을 쓰는 법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만 같다. 나의 신적인 사랑의 불꽃 속에 잠기기보다는 여기서 달아나려고 하다가 결국은 극히 야수적인 사랑을 찾아 나서는데, 이 사랑이 사람으로 하여금 영원토록 쓰라린 눈물을 흘릴 지옥의 혼돈 속으로 떨어지게 하니 말이다.”
 

11. 나는 예수님의 말씀에 참으로 깊은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인간의 배은과 그 참담하고 영원하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생각하면서 소름끼치는 전율을 느꼈다. 이 두 가지 생각에 잠겨 있었을 때에 내 마음속에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다. 
"딸아, 네 마음을 나에게 주지 않겠느냐? 아니면, 너에게도 내가 울며 주저앉아 탄식하고 애걸해야 그것을 차지할 수 있겠느냐?"
 
 
12. 예수님은 흐느끼면서 이 말씀을 하시는 동안 내 마음은 그분의 응답 받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애정에 압도되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사랑을 느끼며 응답하였다. 


13.“사랑하올 예수님, 이젠 그만 우십시오. 예, 주님, 당신께 제 마음과 온 존재를 다 드리겠습니다. 망설임 없이 드리겠습니다. 단, 더 좋은 선물로 드리고 싶사오니, 먼저 저의 냉랭한 마음에서 당신 것이 아닌 것은 모조리 없애게 해 주십시오. 그러니 이 마음을 당신 마음과 닮게 하는 데 효과적인 은총을 주시고, 당신의 안전하고 영구적인 거처로 삼아 주십시오.”
 
 
14.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지체 없이 덧붙여 말씀하셨다. 
“딸아, 이제는 내 사랑의 아홉 번째 특징을 묵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