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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을 의탁할 때, 특히 힘들고 절망적인 순간마다,
우리를 돌보시는 어머니 마리아의 눈길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처음부터는 저는 저의 교황직을 마리아의 특별한 보호에 맡기기를 원했습니다.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모든 공동체의 신자들이 다락방 체험을 새로이 하기를 누차 당부해 왔습니다. 제자들은 다락방에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기도에 전념하였습니다. (사도행전 1:14)

저의 첫 번째 회칙 “인간의 구원자”에서 저는 오직 기도에 전념하는 상황에서만 성령을 충만히 받을 수 있고 그래야만 오순절 예루살렘의 다락방에서 제자들이 용감하게 밖으로 뛰어 나갔듯이, 우리도 세상 끝날 때까지 그리스도의 산 증인이 된다고 말해왔습니다. (2항) 우리는 성모님께서 우리의 어머니이신 것처럼 교회도 우리의 어머니라는 것을 점점 자각해가고 있습니다. 제가 2000년 대희년에 교서 “강생의 신비”에서 지적했듯이 교회는 “성모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눕히시고, 그 분을 모든이들의 경배와 관상에 내맡기는 요람”입니다. (11항) 교회는 새로운 복음화의 별시이며, 빛나는 여명이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안전하게 이끄시는 복되신 동정녀와 함께 영적이고 선교적인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예정입니다. (새천년기 58항 참조)


묵주기도의 해에 마리아와 교회의 사명

지난 2002년 10월 달, 즉 제가 베드로 직무를 수행한지 25주년이 시작되는 날, 저는 아주 특별한 해를 선포하였습니다. 이것은 영적으로 대 희년의 영속이며 참으로 귀한 그리스도교 전통인 묵주기도의 재발견을 봉헌한 것입니다. 이 한해 동안 우리는 늘 하느님의 신비로운 계획과 일치하시며 당신의 순종으로 인류 구원을 가능케 하시고, 당신께 우리의 삶을 의탁할 때, 특히 힘들고 절망적인 순간마다,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돌보시는 마리아의 눈길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저는 이 묵주기도의 해에 모든 대륙의 신자들이 자신의 소명의 뜻을 더욱 깊이 받아들이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 학교에서 그분의 표양을 따른다면 각 공동체 나름대로의 ‘관상’ 과 ‘선교’ 행사들은 더욱 큰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이 특별한 마리아의 해의 막을 내리는 날에 행해질 세계 선교 주일을 잘 준비한다면 교회 공동체에 더욱 풍성한 은총이 주어질 것입니다. 매일 그리스도의 생애 신비들을 묵상하고 묵주기도를 바치고 성모님께 완전히 의탁하면서 교회는 선교란 먼저 기도로 그 토대를 닦아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모든 것을 묵주기도를 통하여 경청한다면 모든 것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셨던 성모님(루가 2,19)과 더욱 일치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주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한다면 우리는 성모님의 마음을 통하여 예수님과 생생한 친교의 삶(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2항)을 살 수 있을것입니다.


좀 더 관상적인 교회: 예수님의 얼굴을 관상한다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이 뜻하신 바를 관상합시다! (Cum Maria Contemplemur Christi Vultum!) 이런 단어들이 저의 마음에 자주 떠오릅니다.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의 얼굴을 관상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얼굴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는 인간과 같으신 영원하신 하느님의 아들의 광채가 우리에게 비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한 1:14) “지존하신 하느님의 영광이 그리스도의 얼굴을 통하여 빛을 발한다.” (동정마리아의 묵주기도, 21항) 예수님의 얼굴을 관상함으로써 우리는 그분의 신비에 내적으로 더욱 더 깊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예수님을 관상할 때, 성삼위이신 하느님의 신비 전체를 꿰뚫어 보라는 충동을 받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본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본 것이다.”(요한 14:9)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묵주기도를 통해서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님의 어머니 학교에서 그녀와 함께” (동정마리아의 묵주기도, 3항) 이 신비스런 순례의 길을 더 전진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마리아께서는 당신 자신을 우리의 스승, 우리의 인도자가 되게 하십니다. 성령의 이끄심 아래, 성모님께서는 모든 신자들이 자신들의 예수님께 대한 체험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게 만드는 바로 그 “침착한 대담함”과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바로 그 “희망”을 우리가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교회의 선교사명, 24항)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 믿음의 모델이신 성모님을 늘 바라봅시다!! 복음에 있는 모든 말씀은 그녀의 영혼 안에서 신비로운 메아리로 발견됩니다. 마리아는 교회의 관상적인 기억입니다. 교회는 그의 신랑과 일치하기를 염원하면서 세상에 더욱 더 큰 영향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큰 문제들과 결백한 이들의 고통과 스며드는 오만한 자들의 불공평함을 대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어머니이신 온순한 마리아의 학교에서 신자들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침묵속에서 다시 울려퍼지고 있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침묵” 속에서 인식하는 법을 배웁니다.


더욱 거룩한 교회: 예수님의 얼굴을 본받으며 사랑합시다.

성체성사를 통하여 모든 신자들은 거룩함에로 불리움 받았습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 헌장은 거룩함이라는 공통된 성소를 모두가 완벽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거룩함과 선교는 성체성사를 받은 이들에게는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성소들입니다. 더욱 거룩하게 되기로 약속한 이들에게는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됩니다. 제 기억으로는 교회의 선교사명에 “신자 일원 모두는 거룩해야 하며 전교하라고 부름을 받았다.”(90항)라는 말이 있습니다. 묵주의 기도를 묵상하면서 신자들은 용감하게 예수님을 따르며 그분의 삶을 나누어 바오로 사도처럼 “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십니다.” (갈라 2:20)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만일 묵주기도의 모든 신비들이 거룩함과 복음화를 위해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면 빛의 신비들은 아주 중요한 우리 복음의 “결과”를 드러낸다고 봅니다. 요르단강에서의 예수님의 세례는 세례를 통해 선택받은 이들은 “하느님의 아들 안에서 아들들”(에페소서 1:5, 사목 헌장 22항 참조)이 된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마리아는 주님의 말씀에 순명하라고 종들을 부르고 계십니다. “그분께서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하느님 나라의 선포와 하느님 나라에로의 회개의 초대는 모든 이에게 거룩함의 길로 따라오라는 명령입니다. 예수님의 거룩하신 변모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은 그분을 기다리는 기쁨을 체험합니다. 

성체 성사의 제정을 묵상하면서 그는 하늘의 주인이 당신의 가장 귀한 보물, 즉 제단의 성사에서 현존하시는 당신 자신을 당신의 제자들에게 남겨주셨던 바로 그 다락방에로 종종 돌아가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빛의 신비들은 복되신 동정녀께서 가나에서 말씀하신 것이 모여서 빚어진 것입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하는 것과 “회개하고 자비를 믿으라.” 또, 다볼 산에서의 변모 그리고 성체성사 제정 등은 모두 성모 마리아 마음의 특별한 메아리입니다. 마리아께서는 당신의 눈을 그리스도께 고정시키고, 당신의 말씀을 간직하고 계시며 우리에게 당신 아드님의 참된 제자가 되는 길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그리스도의 얼굴을 선포하는 것이다.

교회가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예수님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통신문화를 개발한 모든이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이 이유로 교회는 교회의 거룩한 빛과 함께 신랑의 얼굴을 더욱 빛내라고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정말 쉬운일이 아니지만 마리아에 의해서 유지되고 있음을 교회는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마리아를 통하여 ‘동정녀’가 되는 길을 배우고 교회의 정배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완전히 헌신하며 영원한 생명에로 인도할 모든 자녀들의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의 어머니께서 지켜보시는 가운데 교회 공동체는 성령의 힘찬 강림으로 재생되는 가정처럼 번창하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없는 이들, 신앙과 복음으로부터 멀리 떠나간 형제, 자매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의 얼굴을 묵상하면서, 새로운 복음화 도전들을 끌어안고 교회는 두려움없이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심” (요한 14:6)을 외치게 됩니다. 

교회는 복음, 그 핵심과 내용이 사람이 되신 말씀, 유일한 세상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바로 그 자체가 담고 있는 그 복음을 기쁘게 선포하는데 아무런 두려움이 없습니다.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20항) 유능하고 거룩한 복음화를 위해 사도들을 준비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열렬한 사도들은 절대로 좌절되지 않아야 하며 특별히 ‘이방인’ (ad gentes) 전교에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만일 묵주기도가 완전히 다시 발견되고 높이 평가된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백성들이 도처에서 사도적 활동을 하게 만드는 단순하지만 열매를 풍성히 맺는 교육적이고 영적인 도구가 될 것입니다.


확고한 (로마교황의) 사명

선교 활성화의 과제는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들과 교회 공동체가 계속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끊임없는 의무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물론 교황청 전교회는 특별하고 특정된 임무를 띠고 있고 그들이 헌신하면서 잘 수행하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가 ‘묵주기도’를 개인적 혹은 공동체와 함께 더욱 열렬히 바치기를 간구합니다. 그리하여 교회와 인류가 필요한 모든 은총들을 주님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입니다. 저는 모든이들, 어린이들, 젊은이와 노인들, 또 가족들과 본당 그리고 모든 수도 공동체를 여기에 초대합니다.

많은 지향들 안에 저는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것을 잊지않고 싶습니다. 전쟁과 불의는 갈라진 마음속에서 나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신비를 본받고자 하는 이들은 - 그리고 이것이 바로 묵주기도의 목적임을 확신함 - 평화의 비밀을 알고 이것을 평생의 과제로 삼습니다.”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40항) 만일 묵주기도가 우리 삶 속에서 함께 걸어간다면, 묵주기도는 분명히 아주 특수한 도구로서 사람들의 마음과 가정 그리고 모든 국가들 안에 평화를 건설할 것입니다. 성모님과 함께 우리는 모든 것을 그분의 아드님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습니다. 성모님의 보호하심에 힘입어 우리는 우리 자신들을 더욱 관대하게 내주어 전 세계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온 힘을 다하여 이바지 할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생각과 기도를 나누면서 여러분 모두를 강복합니다.
2003년 1월 12일 주님의 세례 축일에,
로마 바티칸으로부터 요한 바오로 2세

 (2003년 9월 평화의 모후 선교회 발행  '메주고리예' 제19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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