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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성체 조배자이신 성모님 


임언기 안드레아 신부 



저는 1996년 12월에 메주고리예를 다녀왔습니다. 메주고리예 순례 중에 은혜도 많이 받았지만, 그것보다는 순례 전에 메주고리예에 관한 서적을 읽고 메주고리예에 관한 핵심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실천하면서 메주고리예에 다녀오고 싶은 열망을 가졌습니다. 아직 교회의 공식적인 인준은 받지 않았지만, 기도(특별히 로사리오), 성체성사, 성서, 단식, 고해성사의 실천이라는 다섯 가지 메시지를 들었을 때, 물론 열심히 사시는 분들도 많지만 전반적으로 영성적으로 이완되어가는 유럽 교회 혹은 세계 교회를 성화시키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성모님을 통한 어떤 섭리 계획이 들어있지 않나? 하고 나름대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가지 메시지 자체가 가톨릭 신앙생활의 본질적인 요소요 핵심인데, 얼마나 우리들이 그 본질에서 멀어져, 진실되지 못한 형식적인 믿음 생활을 하고 있으면 이런 메시지를 통해 우리를 구원과 성화에로 붙잡아 주시려고 하시는가? 하고 반성했습니다. 


몇 주 전, 평화의 모후센터 U.S.A.를 운영하며 성모님의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한 남 그레고리오, 미카엘라씨 부부를 만나 메시지 중 하나인 성체성사에 관한 원고 청탁을 받고 무언가 좀 더 메주고리예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교회 안에 건전한 성모신심 정착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정된 지면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없지만,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없애시기 위해 자신을 바치신 십자가상 제사를 피흘림 없이 재현하여, 신품권을 가진 사제의 손에 의해 인류 구원을 위해 예수님의 몸과 피를 천주 성부님께 바치는 가장 숭고한 제사요 최고의 경신례인 미사에 대해, 미사의 중심인 성체성사와 영성체에 대해 메주고리예 성모님께서 언급하신 것에 주목하면서, 평소 성체성사와 성모님께 대해 묵상한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가장 위대한 기도이다.  

너희는 완전하고 겸손해야만 한다. ”


우선 미사와 성체성사에 관한 메주고리예 성모님의 메시지 일부를 발췌해 봅니다. “미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가장 위대한 기도이다. 너희들은 미사의 은총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 이다. 그러므로 미사에서 너희는 완전하고 겸손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너희 스스로를 준비해야만 한다.” (1983년) “만일 너희가 받는 것이 (성체를 영하는 것) 은총의 선물이라는 것을 안다는 너희는 영성체를 위해 매일 한 시간이라도 너희 스스로를 준비할 것이다.” (1985년) “사랑하는 자녀들아, 오늘 저녁도 또한 특별히 너희들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제대위에 있는 거룩하신 성체를 끊임없이 찬양하여라. 나는 항상 신자들이 조배하는 곳에 함께한다. 그 순간이 바로 특별한 은총들을 받을 수 있는 순간이다.” (1984년 3월 15일) 


  저는 성모님께서 최초의 성체 조배자라고 생각합니다. 루까복음 1장 38절에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성모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시는 순간, 육화(肉化 ; incarnation)가 이루어지고, 역사 안에 영원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성모님의 살과 피(肉)를 취하시고 들어오시게 됩니다. 이 수태의 순간부터 성모님께서는 과연 누구와 대화하며, 누구와 기도하고, 누구를 조배 했겠습니까? 보이진 않지만 태중에 계신 아드님, 인류의 구원자로 오신 천주 성자님을 흠숭하고 찬양하며 조배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리고 이 강생의 신비가 너무 엄청난 구원의 사건이라 성모님은 구세사 안에서 주님의 선구자로 소명을 받은 세례자 요한의 출산을 앞둔 사촌 언니 엘리사벳을 찾아가, 보잘 것 없는 자신들에게 내려진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찬양하며 기쁨을 나눕니다. 루까복음 1장 41절에서 44절을 보면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문안을 받았을 때에 그의 뱃속에 든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을 가득히 받아 큰 소리로 외쳤다.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문안의 말씀이 내 귀를 울렸을 때에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습니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우리 인간이 저지르는 죄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이렇게 하느님의 아드님이 대속을 하셔야 

성부 하느님께로부터 용서 받을 수 있는 죄인지를 알아보시고...


여기서도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을 수태한 성모님과 세례자 요한을 태중에 밴 엘리사벳, 두 임신부의 만남속에서 영이 영을 알아보듯 성령께서 엘리사벳으로 하여금 예수님과 성모님을 알아보게 하고, 성모님 태중의 아드님을 복되다고 찬양하지 않습니까? 이것도 믿음의 차원에서 볼 때는 보이지 않는 성모님 태중의 아드님을 찬양하는 것이니 엘리사벳의 성체조배라 볼 수 있고, 구원자 예수님을 모신 성모님의 방문으로 즉 성모님 태중의 예수님 때문에 엘리사벳 태중의 아기 ‘세례자 요한’도 어머니의 배안에서 기뻐 뛰놀음으로 인해 신학적으로는 원죄의 사함을 받는 특혜를 받지 않습니까? 


결국 성모님은 세례자 요한에게 예수님(성체)를 모셔다 준, 구원을 중개해 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영하여 조배할 때 성체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실체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살아계신 예수님이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즉 성체 안에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고, 우리 영혼의 양식이 되어 영혼을 거룩하게 하시기를 원하시며, 우리와 대화 하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성체 안의 주님께 사랑을 드려야 합니다. 그렇듯이 성모님께서는 수태 후 9-10개월뿐만 아니라 출산 후 갓난아기 예수님을 구유에 안치하셨을 때에도 그 앞에 요셉 양부와 함께 무릎을 꿇고 믿음과 사랑으로 경배한 최초의 성체 조배자였습니다. 


구유 안의 갓난아기를 본 것이 아니라 갓난아기 안의 천주성자 위격을 보시고 믿음과 사랑으로 조배한 것입니다.

 12살 때 순례중에 잃어버린 소년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으셨을 때에도, 인류의 첫 사람이 나무로서 지은 죄를 나무로서 속죄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목수업을 배우시며 십자가 나무를 미리 묵상하시는 청년 시기를 나자렛에서 보내실 때에도, 예수님께서 공생활 초 가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첫 번째 기적을 베푸실 때에도 적어도 예수님의 30년간의 사생활을 통해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인간성 이면의 신성을, 천주성자 위격을 바라보시며 믿음으로 철저히 그리스도 (성체) 중심적인 삶을 사셨습니다. 혹시 주님을 통해 이성적으로 못 알아들을 부분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성령께서 깨우쳐 주시길 기다리시며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믿음으로 사신 분이셨습니다. -루까 2장, 51절- 


특히, 인류 구원사업이라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온갖 수모를 겪으며 고난의 길을 가실 때에도, 아담으로부터 인류의 종말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간이 저지르는 죄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이렇게 하느님의 아드님이 대속을 하셔야 성부 하느님께로부터 용서 받을 수 있는 죄인지를 알아보시고, 당신 발 앞에 넘어지고 매맞고 침뱉음 당하고 못 박히신 분이 인간 예수가 아니라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가슴이 메어지고 예수님 대신 죽고 싶은 마음으로 통고하신분이 성모님이십니다. 



우리는 항상 기도와 말씀, 단식과 고백성사로 잘 준비된 깨끗하고

거룩한 영혼으로 성체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모셔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실 때, 사도 요한에게 성모님을 사도들의 어머니로 주시며 -요한 19장 26,27절-,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설정하신 최후의 만찬, 그 다락방에서 오순절날 성령 강림을 기다리며 사도들과 함께 성모님께서는 기도하십니다 -사도행전 1장 14절-. 성모님께서는 그 후 사도들과 함께 지내시며 사도들에게 당신이 체험하신 예수님에 관한 많은 영적 가르침을 주시고, 사도들이 미사를 거행하며 성체성사를 이루실 때마다 함께 하시고, 성체 안의 주님을 조배하시고, 영성체를 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승에 의하면 최소한 15~20년을 에페소서에서 사도 요한과 함께하신 성모님은 사도 요한의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를 모시며,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을 키워가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도와 말씀, 단식과 고백성사로 

 성체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모셔야 합니다. 


결국 메주고리예에서 말씀하시는 성모님의 성체성사에 관한 메시지도 당신처럼 철두철미 예수님 중심으로 예수님의 힘으로 살 구원과 성화의 길을 우리가 걸어가기를 원하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모님께서 무염시태 특은으로 말미암아 당신의 깨끗하고 거룩한 장막 안에 예수님을 수태하실 수 있으시듯이, 우리는 항상 기도와  말씀, 단식과 고백성사로 잘 준비된 깨끗하고 거룩한 영혼으로 성체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모셔야 합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주님의 성체를 모실 수 있는 깨끗하고 거룩한 영혼 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현세적으로 이미 구원 받았다는 표지가 되므로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항상 고린토 전서 11장 27 절의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그 빵을 먹거나 주님의 잔을 마시는 사람은 주님의 몸과 피를 모독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라는 말씀을 묵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의식하든 안하든 성체성사를 영하면, 세례 때 받은 생명의 은총 (성화은총: 인간이 하느님의 신적 본성에 참여할 수 있는 초자연적 은혜)이 영혼 안에 성장하여 하느님이 거룩하신 것처럼 우리도 점점 거룩해지고 -레위 19장 2절, 20장 26절, 베드로전서 1장 15절~16절-, 주님과 닮고 일치하여 점점 하느님 化, 그리스도 化 됨으로 자주 미사에 참례하고 자주 성체를 영하며 성체의 힘으로 살아야 합니다. -요한 6장 57절, 갈라 2장 20절 참조- 미국에서는 성체 조배를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성체 안에 계시는 주님 앞에서 (1)흠숭, 찬미, 감사 (2)속죄, 보속 (3)청원, (4)구은의 기도를 바치는 것을 성체조배라 합니다. 


사실 성체조배시 사랑하는 연인의 대화처럼 성체 안의 주님과 무슨 말씀이라도 간단없이 다 드릴 수 있고,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도 있지만 참으로 성체 조배와 기도를 잘 하려면, 우선 성서 (말씀)를 통해 계시된 진리와 올바른 신관 (그리스도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메주고리예 성모님께서 얼마나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성서)을 멀리하고 망각하고 아예 볼 생각조차 안하고 내 팽개쳐 버렸으면, 성서를 좀 읽고 묵상하라는 말씀을 하실 때 눈물을 흘리셨다고 합니다. 우리는 지나 온 우리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회개하며 성모님께서 메시지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주시는 올바른 삶의 길을 성체안에 계신 주님과 함께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 사랑하는 자녀들아, 나는 너희들에게 거룩한 삶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 주려고

이렇게 오래동안 이곳 메주고리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1987년 1월 1일)


(2001년 2월 발행 '메주고리예' 소식지 제 2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