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봉헌된 삶 

“나의 아들 예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하여라. 너희의 삶을 내 아들 예수님께 맡기어라.”



( 2010년 10월 메주고리예 성야고보 성당의 영어권 순례자들을 위한 아침 10시 미사에 참석한 순례자가 카나다 신부님의 영어 강론을 한국어로 들은 것입니다.  함께 했던 친구는 영어로, 자매님은 한국어로 강론을 들었다고 합니다.)



" 복되신 성모님께서는 어린 예수님을 잃어버리시고는 사흘동안 애타게 찾아다니시며 마음고생을 하셨습니다. 마침내 성전에서 학자들과 토론하고 계시는 예수님을 찾으시고 “얘야, 아버지와 내가 그동안 너를 찾아 얼마나 돌아 다녔는지를 아느냐?”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애타는 마음과는 달리 어린 예수님은 “내가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왜 모르셨습니까.” 라고 반문하셨습니다. 



성서에는 이것이 성모님께서 예수님께 드린 처음이자 마지막 질문이 되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오직 마음속에 새기고 간직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들을 다 믿으시며 받아 들이셨기에 다시는 이와 같은 질문을 하시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그것이 하느님께 순명하는 것임을 알려 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에는 예수님과 성모님과의 또 다른 대화가 나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술이 떨어지는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능력을 알고 계셨기에 예수님께 포도주가 떨어졌음을 알려드리며 그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여 주시길 청하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여인이시여,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직 나의 때가 이르지 않았습니다.” 라고 답하십니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생각해 봅시다. 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낳으신 어머니께 여인이라는 호칭을 쓰셨을까요? 그 대답은 묵시록 12장에 있습니다. 묵시록은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한 여인을 등장시키며 그 역할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류를 구원할 한 아기가 그 여인을 통하여 탄생하시며, 이 여인은 사탄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음을 보여줍니다. (묵시 12,17~18 )



  다시 가나의 혼인잔치로 돌아가 봅시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당신의 때가 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시지만 성모님께서는 그 잔치집의 하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성모님은 예수님의 능력을 믿고 신뢰하셨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항아리의 물은 맛있는 포도주로 변화되었으며 손님들은 더욱 맛있는 포도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주인을 칭찬하며 잔치를 즐겼습니다. (요한복음 2,9~11). 



성모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들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나의 아들 예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하여라. 너희의 삶을 예수님께 맡기어라.” 우리가 그런 삶을 살아가면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더라도 복되신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축복을 예수님으로부터 받게 해주십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성모님께 의탁하고 그분과 일치하며,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새로이 시작되는 3000년기를 사는 우리가 바로 그 가나의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며 모든 삶을 보살펴 주시면서 사랑 해주시는 복되신 성모님께 온전히 봉헌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가나의 혼인 잔치가 끝까지 즐거운 잔치 자리가 되었듯이, 우리들도 신앙의 신비, 믿음의 잔치에 초대 받았음을 찬미 드리고 감사드립시다. 그리고  우리와 공동체를 돌보시는 성모님이 계심에 감사드리며 신뢰합시다. 



 예수님은 십자가상의 그 처참한 죽음을 통해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맡기며 완전한 일치를 이루셨습니다. 성모님은 아버지와 아들의 그 철저한 순명과 일치를 보면서 우리들의 어머니이며, 교회의 어머니로서의 소명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요한 19,25~27). 성모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님의 뜻을 먼저 따르셨던 분입니다. 우리는 왜 성모님께서는 지금 이 시대에 발현하시며, 그토록 끊임없이 우리들의 회개를 호소하시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로 돌아와 변화된 삶을 살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함께 기도합시다."



(평화의 모후 선교회 2001년도 2월 발행:  '메주고리예' 소식지 2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