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김한기 시몬 신부
  
1830년 7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성 빈첸시오회 예비 수녀인 카타린 라부레에게 성모님이 발현하신 이후 성모님은 오늘날 까지 전 세계 방방곡곡에 나타나시어 당신의 메시지를 주고 계신다. 1858년 루르드에서의 발현과 1917년의 파티마에서의 발현 등은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지만 그 밖의 것들은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성모 신심을 북돋우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메주고리예 에서의 성모 발현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메주고리예의 성모 발현이 사실이냐 아니냐 또는 발현목격자들이 진짜로 성모님의 메시지를 받느냐 안받느냐 하는 문제보다도 중요한 것은 성모님이 오늘의 이 시대에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이고, 성모님의 뜻을 헤아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발현 여부와 목격자들의 진위여부는 교회 당국이 철저한 조사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메주고리예의 성모 발현 목격자들에 따르면 성모님께서는 지난 1981년 6월 24일부터 현재까지 발현하셔서 거의 300번의 공식적인 메시지를 주셨다 한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강조하신 것은 기도하라는 것이며 특히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치라는 것이다. 
둘째, 단식을 통해서 유혹과 시련을 이기라는 것이며 
셋째, 성서를 매일 읽으라는 것이다. 
특히 성모님께서 성서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는 눈물을 흘리셨다고 했는데 이는 물질문명과 오락문화, 각종 스포츠의 노예가 되고있는 오늘날의 현대인을 겨냥하는 성모님의 개탄을 잘 드러내고 있다. 
네 번째로 고해성사를 자주 보라고 하신다. 
죄의 불감증에 걸려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을 안타까워하시는 성모님의 말씀인 것이다. 
특히 서구문명의 홍수속에서 쾌락과 물욕에 젖어 살며 죄에 무감각하고 악의 온갖 형태에 노출되어 살고있는 우리들을 구원하시려는 성모님의 간절한 바램이 이 말씀속에 담겨있다 하겠다. 
다섯 번째로 성체성사를 성모님은 강조하고 계신다. 

그리스도교 신비의 핵심인 이 성체성사는 십자가 상의 그리스도의 죽음을 재현하고 아버지 성부께 바쳐드리는 제사로서 가장 크고 완전한 기도인 미사성제 안에서 온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미사는 우리 신앙생활의 핵심이요 가장 큰 영적 원천이 된다. 이 미사 안에서 우리는 성체를 받아 모시고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즉 성모님은 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주일미사는 물론이요 가능하다면 평일미사도 열심히 참여하라고 권고하신다.
 
성모님의 이런 메주고리예에서의 메시지는 하나요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가톨릭 교회의 모든 정신과 일치한다. 
성모님은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가1,38- 라고 하시면서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겨드린 믿음의 어머니이시다. 그녀는 이 믿음의 어머니이시기에 그 누구도 누릴 수 없는 은총을 받으셔서 “여인중에 가장 복된 여인” -루가 1,42- 이 되신 것이다. 즉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한 어머니, 성모님의 중재야말로 그 어떤이의 중재보다도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옛날에 백성을 극진히 생각하는 자상한 왕과 왕비가 있었다. 
그래서 백성들은 왕과 왕비를 존경하고 따랐다. 어느 날 시골에 사는 한 농부가 왕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어서 가장 좋고 먹음직스러운 사과만을 골라 한 자루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등에 메고 며칠을 걸어 왕이 사는 궁궐을 찾아갔다. 왕을 만나뵈려고 왕궁으로 들어가려는데 그의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행색을 보고 경비병들이 못들어가게 막았다. 마침 산책을 하던 왕비가 그 광경을 보고 경비병들에게 다가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시골에서 올라온 농부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왕비는 갸륵한 마음이 들어 자기가 직접 왕에게 드리겠다고 하고 경비병에게 사과자루를 안으로 들여놓게 하였다. 그런데 먹음직스럽던 사과들은 며칠동안 자루안에 있었기 때문에 이미 상하고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그러나 왕비는 그것에 개의치 않고 농부의 마음을 생각하여 좋은 부분만 골라 왕에게 올렸다. 왕은 그 이야기를 듣고 시골에서 올라온 농부에게 큰 상을 내렸다.
 
하늘에 불러 올림을 받으시고 천상 모후의 관을 쓰신 성모님께서는 바로 이 왕비와 같으신 분이시다. 
우리가 여러 면에서 부족하고 죄가 많지만 우리를 항상 당신 아드님 예수님께로 이끌어 주시고자 오늘 우리 세대를 향해 당신의 메시지를 척박한 땅 메주고리예에서 주고 계신다. 이제 우리는 마음의 문을 열고 그분이 말씀하시는 것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 회개하며 자신의 회개를 바탕으로 세상의 구원을 위해 그리고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해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성모님의 메시지와 그 가르침을 담은 이 작은 유인물이 우리 모두의 성모신심을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건전하고 올바르게 이끌어가고 우리의 마음을 성모님께로 향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01년 1월 평화의 모후 선교회 발행  '메주고리예' 창간호 ' 목자의 소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