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한마음으로 시리아 평화 기도 성 베드로 광장 10만 여 명 함께,

세계 각국에서 기도회 열려


 

▲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의 날 기도 때 성체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교황은 전쟁의 고리를 끊고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며 시리아와 중동, 전 세계에 평화를 촉구했다. 【CNS】 


▲ 교황청 스위스 근위대가 평화의 기도 행사 때 성모 이콘을 들고 행렬을 하고 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이들은 묵주기도를 함께 바치며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께 도움을 청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안한 시리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가 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렸다.  

오후 7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교황 뜻에 함께하며 평화의 기도를 보태려는 10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웠다. 행사 시작 20분 전부터 광장 곳곳에 마련된 임시 고해소에서는 사제 50여 명이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기도 했다.  


그레고리오 성가 '오소서 성령이여'로 시작된 행사는 교황청 스위스 근위대의 성모 이콘 행렬과 묵주기도로 이어졌다.

행렬에 사용된 성모 이콘은 로마 성모마리아대성전에 걸려 있던 이콘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으로 선출된 다음 날 아침, 비공식 일정으로 가장 먼저 로마 성모마리아대성전을 방문해 이 이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바쳤다.  


기도의 날 행사 내내 교황 얼굴엔 특유의 인자한 미소가 사라졌다.

광장에 모인 10만 인파도 기도와 침묵으로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교황은 인류 최초의 살인을 저지른 카인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에게 하느님께서 아벨이 어딨느냐고 물으셨을 때 카인이 답한 유명한 성경구절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랍입니까'(창세 4,9)를 인용했다.


교황은 "우리 모두는 형제를 지키는 사람이다"며 "사람이라면 누구든 서로를 돌보고 지켜야 한다"고 형제애를 강조했다.

또 모든 전쟁과 폭력을 카인의 부활로 빗대어 설명한 교황은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은 인간의 이기심은 모든 관계를 무너뜨리고 황폐하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은 "우리 모두는 슬픔과 죽음의 악순환을 끊고 평화의 길로 다시 나아갈 수 있다"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는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평화의 상징인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 교황은 "십자가 침묵은 전쟁의 함성을 멈추게 하고 화해와 용서, 대화와 평화의 언어를 말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강론을 마친 교황은 군중을 성체조배로 이끌었고, 성체강복으로 기도의 날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성체조배 시간에는 10만 명이 한곳에 모여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이날 성체조배 분향에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러시아, 미국, 시리아 신자들이 대표로 참여했다.  광장 곳곳에는 시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 국기가 펄럭였고, 이슬람 신자 공동체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신자들은 "거룩한 분위기 가운데 종교와 국적을 떠나 모두가 한마음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 온 줄리에 아브델키씨는 "시리아 다마스쿠스는 사도 성 바오로가 회심하고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한 곳"이라며 그리스도의 땅에서 일어나는 내전의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번 평화의 기도 행사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면서 "이 기도의 불은 누구도 끌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로마로 유학 온 미국인 레호보스씨는 "교황님은 가톨릭 신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라며 "교황님께서 제안한 평화의 기도가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레호보스씨는 "하느님께서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함께하겠다고 하셨으니, 그분의 이름으로 수많은 이들이 로마에 모인 이날에도 분명히 함께하셨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맞춰 예루살렘, 워싱턴, 바그다드,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등 세계 각국 도시에서도 평화의 날 기도회가 열렸다.


(http://news.catholic.or.kr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