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오른쪽)가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바티칸 내 수도원에 사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찾았다. 두 교황은 자주 만나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가깝게 지내고 있다.


"메리 크리스마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교황 프란치스코) "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전•현직 교황이 만나 서로를 축복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프란치스코는 교황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가톨릭 최대 행사 성탄절을 앞두고 베네딕토 16세 숙소인 바티칸 내 수도원을 먼저 찾았다고 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지팡이를 짚고 문 앞까지 나와 프란치스코를 맞이했고 두 사람은 두 손을 꼭 잡고 인사를 나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에게 "건강해 보여 기쁘다"고 인사했다. 흰 사제복을 입은 두 사람은 성당으로 들어가 나란히 서서 기도한 뒤 수도원 거실에서 30여분 간 이야기했다. 


베네딕토 16세 숙소 내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그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사임 후 네 번째다. 바티칸이 이날 공개한 영상 속 그의 모습은 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베네딕토 16세를 '함께 사는 할아버지'처럼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종종 베네딕토 16세를 찾거나 그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하고 있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 함께한 것은 지난 7월 바티칸에서 열린 '성미카엘 대천사' 조각상에 축복 기도를 한 행사가 유일하다. 


개혁을 바라는 가톨릭의 기대에 부응하듯 교황은 취임 후 일관되게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는 교회의 모습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22일 미사에서도 성탄절의 본래 의미를 잊은 채 그저 떠들썩하게 즐기는 날로 여기는 세태를 비판했다. 그는 "성모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출산을 기다렸던 것처럼 교회도 이번 주에는 예수의 탄생을 기대하는 자세여야 한다"면서 "과연 지금 우리에게 주님을 위한 공간이 있는가? 시끄럽게 파티하고 쇼핑하기 위한 공간만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 http://news.chosun.com)